펠로시 대만 방문에 보복…외교·경제 채널은 안 건드려

(베이징=연합뉴스) 조준형 특파원 = 중국은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에 대한 보복 차원에서 고위 장성급 군사령관 사이의 전화 통화를 포함한 미중간 현행 대화와 협력 채널을 대거 단절했다.

중국 외교부는 5일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에 대한 반격 조치라면서 양국간 전구(戰區) 사령관 전화 통화 일정을 잡지 않을 것이며 국방부 실무회담과 해상 군사안보 협의체 회의를 각각 취소한다고 밝혔다.

또 미중간 불법 이민자 송환 협력, 형사사법 협력, 다국적 범죄 퇴치 협력, 마약 퇴치 협력, 기후변화 협상을 각각 잠정 중단한다고 밝혔다.

외교부는 "중국의 강렬한 반대와 엄정한 항의를 무시한 채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이 대만 방문을 강행한 데 대해 제재 조치를 선포한다"며 이 같은 8개항의 조치를 발표했다.


이와 함께 외교부는 이날 펠로시 의장과 그 직계 친족을 제재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힌 바 있다.

펠로시 개인과 가족에 대한 제재와 이번 8개항 대화·협력 단절은 지난 2∼3일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 이후 미국을 겨냥한 첫 번째 제재 세트다.

앞서 중국은 지난 3일 대만에 대해 일부 품목의 수출입을 중단하는 등의 경제 제재 조치를 발표한 바 있다.

다만 이날 중국의 대화·협력 단절 대상에서 경제 및 외교 당국간 대화 채널은 포함되지 않았다. 이는 양국 관계를 전면적 단절 수준으로 몰고 가지는 않겠다는 의중을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이 같은 조치에 미국도 유사한 조치로 맞대응할 경우 앞으로 소통 채널 단절 수위가 더 높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전망이다.

조준형(jh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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