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풍계리 핵실험 준비 막바지"…안보리 대북제재위 보고초안

"갱도 굴착, 지원건물 재건에다 영변 핵물질 생산력 확대"
해킹·암호화폐 탈취·석유 밀반입 등 대북제재 회피노력도 지적

한국뉴스종합 승인 2022.08.05 11:48 의견 0
유엔 제재위 "북, 풍계리 기폭장치 시험해 추가 핵실험 준비" 지난 2018년 5월 25일 폭파 전 풍계리 4번 갱도의 모습.[연합뉴스 자료사진. 사진공동취재단] photo@yna.co.kr


(서울=연합뉴스) 김연숙 기자 = 북한이 풍계리에서 핵실험장에서 기폭장치를 시험하고 새 갱도를 파 추가 핵실험 준비를 계속하고 있다는 유엔 전문가들의 평가가 나왔다.

AP, 로이터 통신,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 등 외신은 5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산하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패널이 지난 3일(현지시간) 대북제재위에 제출한 보고서 초안을 입수했다며 이같이 전했다.

전문가 패널은 북한이 평안북도 영변 핵시설에서 핵물질 생산 능력을 확장해왔으며,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에서도 갱도 복구작업을 계속해왔다고 분석했다.

또 풍계리에서 핵기폭장치 시험이 이뤄졌으며 6월 초를 기준, 핵실험 준비가 최종 단계에 돌입했다고 평가했다.

풍계리 핵실험장은 2018년 미국과 북한의 비핵화 합의로 파괴됐던 곳으로, 북한은 미국과의 협상이 중단되자 핵실험장 복구 작업을 계속해왔다.

보고서는 북한이 지난 3월 풍계리 3번 갱도 입구에서 굴착 작업을 재개해 2018년 파괴됐던 지원 건물을 재건한 것으로 추측했다.

보고서는 "위성사진에 따르면 올 2월 중순부터 이 출입구 주변에 차량 통행 흔적이 증가했으며, 3월 초에는 출입구 인근에 새 건물이 건설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즈음 갱도 구조물 건설에 사용될 가능성이 있는 목재 더미도 발견됐다"며 "이 기간 출입구 주변 갱도 굴착에서 나온 흙더미가 관측됐다"고 덧붙였다.

보고서 초안은 "풍계리 핵실험장에서의 활동이 핵무기 개발을 위한 추가 핵실험을 위한 기반을 닦고 있다"며 "북한은 영변에서 핵분열성 물질의 생산 능력을 계속해서 키워왔다"고 밝혔다.

또 "북한은 핵실험을 하진 않았지만 핵실험장에서 (핵실험을 위한) 준비를 했다"며 "올 상반기, 미사일 프로그램 가속화를 계속했다"고 설명했다

AP 통신은 이 같은 관측을 뒷받침하는 정황으로 작년 9월에 촬영된 위성사진을 거론하기도 했다.

북한이 영변핵시설에서 우라늄 농축 시설을 확장한다는 점을 암시하는 사진은 핵폭탄에 들어갈 핵심물질 생산을 늘리려는 신호라는 것이다.




풍계리 핵실험장과 관련, 이날 미국의 북한전문매체 38노스는 6월 이후 풍계리 핵실험장의 중앙 지원 구역에 건물 두 채가 새로 들어섰다고 보도했다.

38노스는 지난 6월 27일 찍은 상업용 위성 사진을 근거로 풍계리 핵실험장 복구 활동이 관찰된 지난 3월 이후 다중 지원 구역에 10개 이상의 건물이 새로 건설돼 장기적으로 활용할 계획을 시사한다고 38노스는 전했다.

다만 북한이 3번 갱도를 복구하는 등 핵실험에 필요한 준비를 마쳤다는 관측에도, 3번 갱도에서는 움직임이 거의 보이지 않는다고 전했다.

지난 몇 주간 내린 폭우로 서쪽과 서쪽 갱도로 이어지는 도로의 보수 작업이 지연돼 현재로서는 갱도에 접근할 수 없다고 매체는 설명했다.

유엔 전문가패널은 이와 함께 북한이 광범위한 해킹과 사이버 공격, 암호화폐 탈취 등을 지속하고 있다고 전했다.

북한 연계 해킹 조직 라자루스 등이 이더리움, USD코인 등 암호화폐 수억 달러를 가로채며 사이버 공격을 계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북한이 돈세탁을 위해 대체불가토큰(NFT)을 점점 더 많이 사용하고 있으며, 라자루스가 필리핀 등지에서 인기 있는 NFT 기반 게임 액시 인피니티와 연동된 서비스에서 3월 말 암호화폐를 훔쳤다고 주장했다.

보고서는 "대량살상무기(WMD) 등 북한의 금지된 프로그램에 정보와 가치 있는 자료를 얻기 위한 전통적인 수단과 정보를 치는 데 초점을 맞춘 다른 사이버 활동이 계속됐다"고 말했다.

방산업체를 포함해 기업과 기관 47곳이 올 1분기 라자루스가 배포한 신종 악성코드에 감염됐다고도 전했다.

북한이 제재를 피해 불법적인 석유 수입과 석탄 수출을 계속했다고 추정했다.

6월 27일 기준 북한이 유엔 회원국들로부터 수입했다고 보고된 양은 유엔 안보리 결의가 설정한 연간 상한선 50만 배럴의 8.15%에 불과하지만, 실제로는 상한선에 근접한 45만8천898배럴에 이른다고 보고서는 전했다.

북한 내 코로나19 상황과 관련, 보고서는 "유엔 제재가 의도치 않게 북한 인도적 상황에 영향을 미쳤다는 것에는 거의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진단했다.

보고서는 올 1∼7월 대북 제재 이행 현황과 북한의 제재 위반 행위, 핵 움직임 등을 다루고 있다. 안보리 이사국들의 논의를 거쳐 오는 9월 공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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