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전쟁·중국 성장 둔화에 세계 경제 전망 어두워져
다른 주요국보다 하향 폭 작아…내년 2.9→2.1% 하향, 더 어려워질듯
"정책 우선순위는 인플레이션 대응에 둬야"



(세종=연합뉴스) 김다혜 기자 = 국제통화기금(IMF)이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5%에서 2.3%로 낮췄다.

예상보다 강한 인플레이션(물가 상승)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어두워진 세계 경제 전망을 반영했다.

한국의 내년 성장률 전망치는 2.1%로 석달 전보다 0.8%포인트(p) 낮췄다. 올해보다 내년이 더 어려워질 수 있다는 의미다.

26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IMF는 이날 이런 내용을 담은 '세계경제전망'을 발표했다.

IMF는 통상 매년 4·10월에 전체 회원국의 물가·성장률 전망을 발표하고, 1·7월엔 한국 등 주요 30여개국의 성장률 전망을 발표한다.

IMF는 지난 4월 한국의 올해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2.5%로 제시했는데 이번에 0.2%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인플레이션, 중국의 성장 둔화, 전쟁과 코로나19 영향 등으로 세계 경제 성장이 둔화하면 수출 중심의 한국 경제도 타격을 입으리라고 본 것이다.

IMF는 이번에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을 3.6%에서 3.2%로 0.4%포인트 낮췄다.

주요국의 성장률 전망과 하향 폭은 미국(2.3%, -1.4%포인트), 독일(1.2%, -0.9%포인트), 프랑스(2.3%, -0.6%포인트), 중국(3.3%, -1.1%포인트) 등이다.

정부는 "우리나라는 4월 이후 실시된 62조원 규모의 2차 추가경정예산 효과 등으로 다른 주요국보다 성장률이 소폭 조정된 것으로 평가한다"고 밝혔다.

한국은행은 이날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속보치·전분기 대비)이 0.7%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는데, 이는 IMF의 이번 전망에 반영되지 않았다.

2분기 성장률이 시장의 대체적인 예상보다 높았던 만큼, 속보치가 반영됐다면 한국 성장률 전망이 2.3%보다 약간 높았을 가능성이 있다.

이번 IMF의 한국 성장률 전망은 지난달 정부가 제시한 2.6%나 한은이 지난 5월 제시한 2.7%보다 0.3∼0.4%포인트 낮다.

지금까지 주요 기관이 발표한 한국 경제 성장률 전망은 한국개발연구원(KDI) 2.8%,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2.7%,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2.6%, 무디스 2.5%, 피치 2.4%였는데 이번 IMF 발표로 하단이 2%대 초반으로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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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F는 내년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은 2.9%에서 2.1%로 올해보다 더 많이(0.8%포인트) 낮췄다. 정부 전망치(2.5%)보다 0.4%포인트 낮다.


IMF는 내년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3.6%에서 2.9%로 0.7%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인플레이션과 통화 긴축의 영향이 본격화하면 세계 경제 성장 동력이 급격히 약화할 수 있다는 인식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IMF는 유럽의 러시아산 가스 수입 전면 중단 등으로 세계 경제 성장률이 올해 2.6%, 내년 2.0%까지 하락하는 부정적인 시나리오를 추가로 제시하기도 했다.

글로벌 인플레이션은 올해 3분기에 정점을 찍고 2024년 말 팬데믹(코로나19 대유행) 이전 수준을 회복할 것으로 전망했다.

IMF는 고물가 지속, 물가 대응 과정에서의 부정적 파급 효과, 전쟁 등 하방 리스크가 확대될 가능성을 위험 요인으로 꼽았다.

그러면서 "정책 우선순위는 인플레이션 대응에 둬야 하지만, 국가별 물가 상승의 원인과 상황에 따라 통화·재정·구조개혁의 적절한 조합을 구사할 필요가 있다"면서 "인플레이션이 높은 국가는 단기적으로 비용이 발생하더라도 즉각적이고 과감한 긴축 통화정책을 할 필요가 있다"고 권고했다.

또 "재정정책 변화는 신뢰 가능한 중기재정 운용계획 범위 내 최소한 예산 중립적일 필요가 있다"며 "외화 차입 의존도를 완화하고, 대외 충격을 환율로 흡수하기 힘든 경우 다양한 수단(외환시장 개입, 자본흐름 관리 등)을 고려할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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